‘나무’에 반해 교수직도 포기했다, 실험적 조각가 김윤신 입력2023.09.09. 오전 12:02 경기도 화성 작업실에서 작품을 제작 중인 김윤신 작가. [사진 김윤신·황인] 김윤신은 1935년 원산에서 태어났다. 부친은 한의사였다. 위로 언니가 넷, 오빠가 한 명 있었다. 김윤신의 소녀시절은 태평양전쟁의 말기였다. 모든 게 궁핍했다. 콩기름을 짜다 남은 콩깻묵이 식량이 되기도 했다. 빈곤 속에도 풍요가 있었다. 원산 앞바다에는 가자미가 널렸다. 그걸로 가자미 식해를 만들었다. 원산에서 남쪽으로 삼십리 떨어진 안변으로 이사를 갔다. 봄이면 향긋한 사과꽃 냄새가 코를 간질였다. 부친은 두만강을 건너 만주 목단강으로 가서 한의사를 했다. 김윤신의 초등학교 4학년 여름방학이 왔다. 김윤신은 부친이 있는 목단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