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장 11년’ 군복무에 北청년들 불만…男은 “군부대 8년 후 농촌 배치 3년까지”
입력 2023-03-21 08:48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0일 “전국적으로 인민군대입대, 복대를 열렬히 탄원한 청년들의 수는 19일 현재 140만여 명에 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복무면제 위한 뇌물액수도 2배로 늘어"
주민들 "청년들 군에서 청춘 다 보낼 판"
최근 북한이 징집병의 군복무 기간을 개편한 뒤 사실상 더 늘어난 복무 기간에 대해 북한 청년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의 최근 군복무 기간이 여성의 경우 5년, 남성의 경우 8년인 데 더해 3년간의 농촌 배치를 추가해 각각 8년 및 11년으로 연장됐다고 전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RFA에 "초모(군입대) 대상자들과 주민들은 크게 늘어난 군사복무 기한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며 "군대에 입대하여 제대할 때까지 군사훈련에다 건설장에서의 노역과 고된 농사일까지 떠맡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여기(북한)서는 17살에 고급중학교(한국의 고등학교에 해당)를 졸업하면 우선 군대에 입대하게 된다"며 "졸업생 중에 입대 대상자는 전염병 외에 웬만한 심장병이 있어도 입대해야 하고 키가 남자 155cm, 여자 150cm, 몸 무게 50kg 이상이면 누구나 입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군복무 기간 연장으로 입대 기피가 심해지며 병역을 면제 받기 위한 뇌물액수도 2배로 늘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군복무 기간이 3년이 더 늘어나 남성은 11년, 여성은 8년이 됐다"며 "군입대 면제를 받으려면 뇌물액수도 기존의 중국돈 3000원에서 6000원(약 870달러)으로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뇌물을 고여서(들여서) 군입대 면제를 받는다 해도 또 돌격대라는 함정이 기다리고 있다"며 "군입대에서 제외된 대상은 돌격대로 선발돼 농장과 광산, 건설장에 동원되기 때문에 힘없고 돈이 없으면 입대 대상에서 제외된다 해도 별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도 "새로 변경된 군사복무제로 인해 대부분의 청년들이 군대에서 청춘을 다 보내야 할 판"이라면서 "올해부터 남녀군인들은 3년 더 농장에서 일해야 군복무를 마치고 제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의 지시에 따라 남녀 군사복무기한이 3년 더 늘어나자 남성은 11년, 여성은 8년 군복무를 해야 한다"면서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돈 많은 주민은 뇌물을 써가며 보다 편한 부대에 자녀를 입대 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여성의 군복무에 대한 불만도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통은 "요즘에는 여성도 의무복무제를 시행하면서 딸자식을 가진 주민들의 원성이 높다"며 "올해부터 여자도 17세에 입대하여 25살까지로 늘어난 군복무 기한을 다 마쳐야 되는 절망적인 상황에 대해 당국을 비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국은 청년들의 군복무 기한을 늘여(늘려) 부족한 군 병력도 채우고 모자란 건설, 농사인력도 해결하려고 한다"며 "하지만 군 인력부족의 근본원인이 식량난으로 하여 주민들이 자녀를 낳지 않거나 1명씩 낳기 때문인데 군복무기간을 늘여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