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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헌학자의 현대 한국 답사기 1·2 김시덕 지음 북트리거

notaram 2023. 10. 21. 08:00



문헌학자의 현대 한국 답사기 1·2   김시덕 지음   북트리거
   ‘덜컹거리는 전철을 타고 찾아가는 그 길. 우린 얼마나 많은 것을 잊고 살아왔는지.’ 동물원의 노래 ‘혜화동’의 한 소절이다. 도시 답사가를 자처하는 저자 김시덕의 이 책 『문헌학자의 현대 한국 답사기』는 ‘우리가 잊고 사는 그 길’에 대한 이야기다.
   고고학(考古學)과 대비되는 고현학(考現學)은 그의 답사를 안내하는 이론적 나침반. 돌멩이 하나 허투루 다루지 않는 고고학자처럼 그는 간판, 화단, 창살, 대문, 아파트 급수탑, 계단, 중국집 메뉴판, 골목 언저리의 화단 등 일상의 배경이 되는 부스러기 같은 정보 속에서도 의미를 찾아내려 한다. 지역별로 개성을 드러냈던 간판 글자체에는 ‘범영등포체’, ‘을지로체’, ‘신당5동체’ 등의 이름도 붙였다
특히 거리 풍경과 건물 구석구석을 담아낸 수백장의 사진은 때론 저자의 글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해준다. 다양한 디자인의 창살 사진을 물끄러미 바라보면 어린 시절 친구와 뛰어놀던 그 골목, 그 집 앞이 아련해진다.
   책은 농촌이 산촌과 어촌을 잠식하고, 다시 산업지대가 농촌을 흡수하는 과정을 통해 해방 이후 한국 현대사를 압축적으로 설명한다. 저자는 이를 공업도시 울산, 도농복합도시 조치원 등을 통해 생생히 보여준다. 1960년대 이후 서울 화곡동·불광동·방배동 등에 지어진 단독주택이 ‘문화주택’이라는 이름이었고, 그 역사는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도 책을 통해 알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