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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Hillbilly Elegy". 김보람 옮김. 428쪽. 1만4천800원

notaram 2023. 8. 19. 20:31

원제 "Hillbilly Elegy". 김보람 옮김. 428쪽. 1만4천800원.

저자는 그 원인을 힐빌리의 "학습된 무기력"에서 찾는다. "인생에서 자신의 힘으로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고  않으며 노력 부족을 무능력으로 착각해 스스로의 가치를 떨어뜨리며 살았기 때문"이라는 것.

그는 백인 노동 계층이 가장 변해야 할 점으로 "자신의 결정이 중요하지 않다고 느끼는 마음"이라며 힐빌리의 태도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저자의 경우 해병대 입대가 변화의 계기가 됐다. 그는 집에서 "학습된 무기력"을 배웠다면 해병대에서 "학습된 의지"를 배웠다고 말한다.

이런 관점에서 저자는 마법처럼 문제를 해결할 공공정책이나 획기적인 정부 프로그램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하며 "자신 같은 환경에 놓인 아이들의 앞길을 가로막는 요소가 무엇인지 먼저 이해한 뒤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가장 힘들었던 건 내게 기회를 주지 않는 사회 때문이 아니었다. (중략) 성공적인 정책 프로그램을 개발하려면 먼저 아이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를 충분히 인지해야 할 것이다. 이런 학생들의 진짜 문제는 가정에서 어떤 일이 일어냐느냐(혹은 일어나지 않느냐)와 관련이 있다"

잘못된 길로 빠질 상황에 부닥쳤을 때 바른길로 잡아줄 사람, 주변에 귀감으로 삼을 만한 좋은 사람, 교육을 받고 열심히 노력했을 때 어떤 결실을 보게 되는지 보여주는 사람의 존재도 중요했다.

저자의 경우 할머니와 할아버지, 누나 등 가족의 도움이 있었다. 저자는 "이들 가운데 누구라도 내 삶의 방정식에 변수로 들어오지 않았더라면 나는 아마 엉망이 됐을 것이다. 희박한 가능성을 뚫고 성공한 다른 사람들도 내가 겪은 것과 유사한 형식의 개입이 있었다"고 회고한다.

미국에서 지난해 6월 출간된 책은 지난해 대통령선거에서 백인 하층 노동자 계층이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한 이유를 설명하는 책으로도 주목받았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승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여섯 권의 책 중 하나"로 이 책을 꼽기도 했다. 힐빌리가 처한 상황의 원인을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보다는 개인의 의지와 노력 문제로 돌리는 내용은 미국에서도 논란이 됐다. 출간된 지 1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아마존의 논픽션 부문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라 있다.

원제 "Hillbilly Elegy". 김보람 옮김. 428쪽. 1만4천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