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김삼순<2005년 드라마>’서 30세는 노처녀 … 요즘엔 초혼연령이 31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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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고령화 중위연령 높아져
결혼·출산·취업·은퇴 등에 영향
“윗세대 많을수록 사회적 진도 늦어”
>> 1면 ‘서른’에서 계속
높아진 중위연령은 결혼·출산·취업·은퇴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친다.
2005년 방영된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이른바 ‘노처녀’ 역할로 나오는 삼순이(김선아) 의 극 중 나이는 30세다.
삼순이는 결혼정보업체 매니저로부터 “여자 나이 서른에, 이런 조건으로 결혼할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 라는 구박을받는다.
94년 25.1세, 2005년 27.7세였던 여성의 초혼연령은 지난해 31.3세로 높아졌다.
삼순이보다 나이가 많다.
혼인 건수는 크게 줄었다.
2005년 31만4304건이었던 연간 혼인 건수는지난해엔 19만1690건으로 39%감소했다.
결혼을 아예 안하거나, 한다고 하더라도 이전보다 늦게했다는 의미다.
인구 전문가인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이 같은 사회 변화를 인구압박으로 설명한다.
윗세대 인구가 많을수록 현세대를 짓누르는 압박이 강해지고, 사회적 진도가 늦어진다는 뜻이다.
조 교수는 “서른 즈음에가 나올 땐29세면 위보다 아래가 많은 사회적 어른으로서 직장을잡고 결혼하는역할을해야했다” 며 “지금은 위가가득 찼으니사회 진출 연령대가 늦춰지는 것” 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상황을 바꿀수는 없으니 연령과 사회적 위치의 관계를 끊어야 한다.
특정 나이에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나 호봉제를 완화하는 게 대표적” 이라고 덧붙였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대졸 신입사원 평균 나이는 2019년(30.9세) 에30세를 넘어섰다.
98년엔 25.1세였다.
인구 압박이 사회 진출을 늦췄다는 풀이가 나온다.
정연우 인크루트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장은 “경쟁 심화로 지금의 신입사원 평균 나이는 더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며 “사회생활의 시작이 그만큼 늦어졌다는 의미” 라고 말했 다.
60대도 예전 같지 않다.
“인생은 그렇게 흘러 황혼에 기우는데….” 김광석이90년 공개한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라는 노래는 인생의 끝자리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한 노인의 독백이다.
이 역시 지금의 60대와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가 됐다.
지난해 60세 이상 취업자는 지난 4월627만4000명에 달하면서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김영선(노인학과 교수) 경희대 디지털뉴에이징연구소장은 “곧 70대에 진입할 베이비붐 세대 ‘욜드’ (YOLD·young old) 는 과거의 70대보다 학력이 높고, 정보기술(IT) 능력을 갖춘 사람이 많다” 며 “60대에게 더는 황혼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 어렵다” 고 말했다.